귀뚜라미

귀뚜라미

안치환 0 1630
안치환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 소리는
아직 노래가 아니요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 에서
숨막힐 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우우우 우우
우우 우우우 우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 하늘이
어린풀숲 위에내려와
뒤척이고 계단을타고
이 땅 위까지
내려오는 말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 소리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우우우 우우
우우 우우우 우
귀뚜루루루
귀뚜루루루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 수 있을까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 수 있을까
하 하하하
귀뚜루 루루
귀뚜루 루루
귀뚜루 루루
귀뚜루 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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