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간다

그녀가간다

홍경민 0 422
홍경민
그저 잘 지내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만을 남기고
조용히 가방을 들고서
그녀가 걸어 나간다
헤어질 때면
아쉬워서
몇 번씩이나
뒤돌아보던 그녀가
오늘은 망설임 없이
그렇게 간다
왜 그러냐고
앉아 보라고
잡을 수가 없어
뿌리쳐 버릴 손길이
난 두려워
어제부터 준비했던
하고픈 말 많았는데
다신 아프게 만들지
않겠다고
이제부터 우릴 위해
모든 걸 걸겠다는
마지막 그 말도
못 들은 채
그녀가 간다
다신 볼 수
없을 거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던
그녀 모습이
남겨진 초라한 나를
자꾸 맴돌아
지금이라도
다시 내게로
와 줄 것 같은데
텅 빈 이곳엔 아무도
오질 않아
어제부터 준비했던
하고픈 말 많았는데
다신 아프게 만들지
않겠다고
이제부터 우릴 위해
모든 걸 걸겠다는
마지막 그 말도
못 들은 채
그녀가 간다
흐르는 건 나의 눈물
타 버린 건 나의 가슴
이제 어떻게 견뎌야
하는 건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 자리에
움직일 수 없는
나를 두고
그녀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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