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육십(160)

백육십(160)

은지원이수근 0 559
은지원.이수근
우물 안의 개구리
내 주위 시선에
주눅이 들어
갓난아이처럼
움츠린
자세로 고개 숙여
숨죽인
난 콩알만 해진
간의 주인
세상 number one
겁쟁이
페널티 슛의 헛발질
언제나 앞서는 걱정이
내 머리숱을 쳐내지
원형탈모의 축구공
Come on everybody
sing ma song
Come on everybody
sing ma song
키 키 키키
커 커 커커
키 컸으면 키 컸으면
키 컸으면
머리 어깨 무릎 발까지
160
동산 위에 올라서도
160
태연한 척
두려워
날 싫어하는
네가 부러워
할 말을 하는
너만의 용기
한 번만 빌리면
안 될까요 yo yo
아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무례한 부탁을 드렸다면
난 갑니다 이만 갑니다
등을 돌려 반대로 전진
땅에 붙은 내 발에 멈춘
내 몸을 중력 반대로
달리기 달리기 앞으로
어제는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백설공주 나를 보고
오라고 하네
가만히 있어 봐라
네가
여섯 번째니
일곱 번째니
두 번째입니다
웃기고 싶어요 당신을
허나 내 입만 열면
냉장고
동네북이 돼
반창고
신세를 져
왠지 모르지만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요
겨울은 빨리도 굴러가요
당신의 입가에
미소를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에
난 이마를 마치
펀칭백처럼
마빡이 마빡이
마빡이
어느 TV 프로의
그들처럼
난 따라 하지 따라 하지
따라 하지
허나 남은 건
내 멍든 이마
제발 가지 마
내 정든 님아
한 번만 더 내게
기회를 줘
한 번만 더 내게
기회를 줘
한 번만 더 내게
기회를 줘
너를 웃겨 보려
애를 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나는 나는 나는
이 소리는 할머니에게만
용돈을 줘서
삐치신 할아버지의
소립니다 나는
비록 보잘것없는
나지만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하지만
난 웃기고 싶어
널 웃기고 싶어
기쁨을 네게
선물해 주고 싶어
웃으면 복이 온대요
웃으면 복이 온대요
웃으면 복이 온대요
웃으면 복이 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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