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서

나무의서

안치환 0 422
안치환
나 지금 흘리는
이 눈물은
애타는
목마름이 아니요
가눌 수
없는 슬픔에
돌아섰을 뿐이오
나무엔
열매가 없어도
가지에 꽃은
피지 않아도
하늘을 우러러
난 부끄럽지 않소
천년을 살아온
힘쎈 팔로
하늘을 품고
비바람 눈보라
이겨낸
뿌리깊은 나무요
아무도 날
찾지 않아도
누구도 날
부르지 않아도
언 땅 위에
우뚝 선
나는 푸른
겨울 나무요
끝없는
고통의 사막이여
나눌 수가 없는
아픔이여
캄캄한
이 어둠속에
내가 섰을 뿐이오
마음이
가난할 지라도
내일이
오늘 같을 지라도
움켜 쥔 흙이 있어
난 두렵지 않소
천년을 살아온
힘센 팔로
하늘을 품고
비바람 눈보라
이겨낸
뿌리깊은 나무요
아무도날
찾지 않아도
누구도 날
부르지 않아도
언 땅 위에 우뚝 선
나는 푸른
겨울 나무요
언 땅 위에 우뚝 선
난 푸른
겨울 나무요
우 우-- 우 우--
우 우-- 우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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