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이태원)

그대(이태원)

이태원 0 296
이태원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 연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에
투명한 시인의 얼
일제히 흰띠를 두루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 눈 입니다
(그대)
우리는 무었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게 하신 힘
덜어 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잎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대)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 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 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영원토록-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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