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서

고향집에서

안치환 0 429
안치환
참 오랫만에
돌아온 내고향
집뜰엔 변함없이
많은 꽃들
기와 지붕위
더 자란 미류나무
그 가지 한구석엔
까치집 여전하네
참 오랫만이야
낯선 사람 보듯
짖어대는 누렁아
나도 이집에
한 식구란다
아침마다 너에게
밥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그 두분의
사랑하는 막내아들
나도 한 식구란다
너무 오랜동안
잊고 지낸 탓일까
너무 오랜동안
바라던 탓일까
오늘따라 다르네
여느때와 다르네
워워워 워워워
워워워워 워워워
사랑방 부엌엔
쇠죽 쑤시는 할아버지
정정하신 할아버지
오래사세요
고추잠자리 따라
뛰노는 내 조카들과
아직 뭘 잘모르는
두살짜리 내 아들의
어울림이 좋은 날이야
옹기 종기 모여앉아
송편 빚는 며느리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시간은 흘러가는데
적적하던 내 고향집
오늘은 북적대지만
우리모두 떠나면
얼마나 외로우실까
또 우실지도 몰라
너무 오랜동안
잊고 지낸 탓일까
너무 오랜동안
바라던 탓일까
오늘따라 다르네
여느때와 다르네
워워워 워워워
워워워워 워워워
참 오랜만에 돌아온
내 고향 집에서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