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리의강

수진리의강

정태춘 0 318
정태춘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작은 물굽이 강가에
허리 구부려
몸들을 씻고
빛나는 물결
그 강둑길
그리움처럼들
돌아올 시간
음- 미풍에도
억새풀은 떨고
풀섶에도 고운
들꽃들은 피어
노랑 나비 흰 나비
아직 꽃잎에 날고
이제 그 위에 저녁
노을이 깃들면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도회지 변두리에도
긴긴 그림자 해 떨어지고
구비구비 골목길
일 나간 사람들
돌아올 시간
음- 가파른
언덕길 전신주엔
그 억새 강가의
바람이 불고
거기 강변의 나비
날개짓으로 파르르
여기 창문마다
하나 둘
형광등들을 켜는데
골목길 뿌연
등불 아래로
고단한 사람들
서둘러 지나가고
먼 길 강물 숨죽여
그들 발 아래로
흘러만 가고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