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자오리배

날자오리배

정태춘 0 247
정태춘
새벽 옅은
안개 걷히기 전
보문호에 가득하던
오리배들 떠나갔다
벌써 영종도 상공
또 단둥 철교 위를 지나
바이칼 호수로 간다
길고 아름다운 날개짓
부드러운 노래로
짙푸른 창공을 날며
거기서 또
수많은 오리배
승객들과 인사하고
멈추었다 날아간다
비자도 없이
또 국적도 없이
그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얕은 물 가에 내려
그 땅 위에
올라가 일하고
그 이웃들과
하나 되리라
굳센 바이칼의 어부들
인근의 유목민들이
그들 오기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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