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여배우에게

어느여배우에게

최백호 0 369
최백호
울지 않아도
눈물이 가득했지
검은 두눈엔 항상
코트깃에는
바람만 차가웠지
그래도 슬픔을
가리진 못했어
그 모습 가슴에 품고
잠못이루던 젊은
내 모습이여
그토록 세월이 흘러도
아련한 그림자로
남아있는
여인이여 여인이여
젊은날의 로맨스여
불이 켜지고
모두들 떠나가도
텅빈 자리에 남아
흩날리던 그대의
긴 머리를
가슴에 새기며
두 눈을 감았지
이제는 낡아버린
아쉬운 청춘의
서글픈 꿈이여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흑백의 사진처럼
남아있는
여인이여 여인이여
젊은날의 향기여
여인이여 여인이여
젊은날의 로맨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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