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떠나는길목에서

사랑이떠나는길목에서

심은진 0 340
심은진
햇살 내려진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한참동안
그 사람은 말도 없이
담배만 또 피워댔죠
숨도 쉬지 못한 채 난
그 입술을 바라보며
처음 꺼낼
그 말이 너무 두려워
가슴만 쓸어내렸죠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 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
이렇게 좋은 날
우린 이별하지만
울진 않을거에요
지금껏 너무나
멀리 돌아왔지만
알고 있었죠
담배맛이 났던 그때
그 사람의 키스처럼
마지막도 쓰디쓴
기억될까봐
입술을 난
깨물었죠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 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
이 잔을 다 비우면
그때 일어나줘요
그대 모습 조금이라도
담아갈 수 있도록
천천히 한모금씩
마시려고
반쯤남은 커피를
바라보며
눈물로 잔을
다시 채우는 걸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 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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