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그날

넌그날

허밍어반스테레오 0 311
허밍어반스테레오
어느 날 네가 문득
생각이 났던
5월 4일 10시 23분
조금은 네가 싫어했던
야한 옷을 입고
나갔었던 그 날에
조금 야위었고
울먹이며
나를 안으면서
헤어졌지
수염이 자랐었고
술을 마시고
내게 키스한 뒤
도망쳤지
혼자 갔던 바닷가
위로하듯 힘찬 파도소리
괜찮아 난 괜찮아
울먹인 거짓말
홀로 선 등대 불빛
내게도 저런
불빛이 있다면
있다면 내게
다시 와줄래
조금 야위었고
울먹이며
나를 안으면서
헤어졌지
수염이 자랐었고
술을 마시고
내게 키스한 뒤
너와 같이 고른
고동색 스웨터
옷이 아닌
사랑을 입었던 나
따뜻한 품이 그리워
사먹은 호빵
내 마음도 레인지에
같이 데워졌으면
조금 야위었고
울먹이며
나를 안으면서
헤어졌지
수염이 자랐었고
술을 마시고
내게 키스한 뒤
울어줘서 너무 고마워
잔인하지만 예뻐 보였어
넌 그날 너무나 예뻐서
막차도 놓치고
너도 놓쳐버렸어
아니 버려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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