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곰배령

조은성 0 255
조은성
바람마저 길을 잃으면
하늘에 닿는다
점봉산 마루 산새들도
쉬어가는 곳
곰배령은 말이 없는데
여인네 속치마 같은
능선을 허리에 감고
동자꽃 물봉선이
곱게도 피는 그날
사랑두고 님을 두고
그 누가 넘어가나
하늘고개 곰배령아
구불구불 산을 넘으면
하루가 다 간다
점봉산 마루 나그네도
길을 멈추면
곰배령의 구름이 되네
가엽이 떠돌아 가는
세월을 허리에 감고
산딸기 머루꽃이
곱게도 피는 그날
사랑두고 님을두고
그 누가 넘어가나
하늘고개 곰배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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