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보슬비

사랑의보슬비

정태춘 0 276
정태춘
빗줄기 흐르는
나뭇잎 사이로
뿌옇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
나 홀로 외로이
비를 맞으며
젖은 옷깃 세우고
어딜 가나
그녀 돌아선
길목위로
촉촉히 적시며
내리던 비
가버린 사랑을
가슴에 새기며
내리는 빗속을
나는 간다
비야 부슬비
그녀의 머리위에
내려라
비야 부슬비
사랑의 빗물로 내려라
공휴일 고궁의 산책길에
우리의 머리위로
내리던 비
마주 잡은 우리들의
잡은 손에도
사랑으로 적시던 부슬비
이제는 그 길을
홀로 걸으며
그녀 돌아선 길목위로
가버린 사랑을
가슴에 새기며
나 홀로 나 홀로
걸어간다
비야 부슬비
그녀의 머리
위에 내려라
비야 부슬비
사랑의 빗물로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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