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교

분교

나훈아 0 452
나훈아
기역 니은
잠이든 교정에
맨드라미 저혼자 피다가
아이들이 그리운 날은
꽃잎을 접는다
계절이 오면 운동장마다
깃발처럼
나부끼던 동무여
다들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옛날 다시 그리워지면
텅빈 교실 내가
앉던 의자에
나 얼굴 묻는다
물동밑에 버려진 농구공
측백나무 울타리 넘어로
선생님의 손풍금 소리
지금도 들리네
지붕도 없는 추녀끝에는
녹슨 종이
눈을 감고 있는데
다들 어디서
그 소리를 듣느뇨
추억 찾아 옛날로 가면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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