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온기

그날의온기

조규찬 0 279
그날의온기
조규찬

눈 내리는 도시와
설레는 사람들
2층 음악카페에 우리
진한 밀크커피와
내 신청곡이면
부러울 것 없던
그 날의 온기
고맙던 LP
그 땐 음악이
생활의 전부였지
새로 나온
들국화 앨범에
용돈 모으기
즐거운 목표였지
가진 것 없던
하지만 음악을 꿈꾸며
행복하던 어린 어른
이젠 생활이
음악의 전부인 아이
버스 정류장 옆에
작은 레코드샵
유재하의
들려오는 음성
시작도 하지 못한
첫 사랑의 빛깔을
채워주던
쓸쓸했지만
외롭지 않던 계절
스산한
바람이 노래하던
새 노래의
비밀스러움에
턴테이블 곁에
겨워 깨어 있었지
가진 것 없던
하지만 불후의 명곡을
소망하던 서툰 가수
이젠 현실이 신앙이
돼 버린 아이
작곡 발표회를 하던
교회 동생 지형인
지금 어디 있을까
함께 기타를 치며
함께 꿈을
키우던 그 날
돌아가고
싶은 그 날
흰 눈이 내리던
그 명일동
움츠린 내
귓가에 흐르던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워크맨 단골이었지
가진 것 없던
하지만 음악을 꿈꾸며
행복하던 어린 어른
돌려 보내줘
음악이 생활의
전부였던
새로 나온
시카고 앨범에
용돈 모으기
즐거운 목표였던
가진 것 없던
하지만 음악을 꿈꾸며
행복하던 그 시절로
그 날의 온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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