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대하여

낭만에대하여

최백호 0 264
최백호
굳은비 내리는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스폰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스폰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시련에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소리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 처럼
늙어 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소리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에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올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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