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콘과매니큐어

리모콘과매니큐어

엄정화 0 307
엄정화
나 어떻게 또 하루가
지나갔는지
골목 모퉁이에
잠깐 멈춰서
해지는 이시간이 되면은
자꾸 불안해 지는 건
아마 니가 남긴
외로움인지
이리저리 돌려대는
TV 안에는
마치 내예긴 듯
감겨오는 노래가 있고
둘이서 함께 보던
드라마까지
다 그대론데
나만 혼자야
어떤 내용도 상관없이
나 눈물이 나와
아직도 이런 내 모습
함께 있을 때면
아무래도 좋기만 했어
지루할 틈도 없이
날 사랑했지
나의 어디에도
남아있는 너의 기억이
죽어도 너를 못 잊게 해
또 눈물을 훔친 뒤에
거울을 봤어
생기 없는 얼굴
이건 아니야
체리빛 립스틱을 바르고
머릴 빗어 묶어봤어
제법 어울리지
나를 위로해
손톱에는 어떤 색깔
매니큐어가
사랑 잃은 후에
지친 나를 깨울 수 있나
색깔이 예쁘다며
손가락 모두
다 입 맞추던
니가 그리워
미처 눈물이 마르기전
전화기를 드네
익숙한 그 전화번호
함께 있을 때면
아무래도 좋기만 했어
지루할 틈도 없이
날 사랑했지
나의 어디에도
남아있는 너의 기억이
죽어도 너를 못 잊게 해
니가 내엽에만
있을 때는 왜 몰랐을까
비로소 여자일수
있었던 나를
너도 혹시 내가
보고플 땐 망설이지 마
그럴 리 없는 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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