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민지)

초혼(민지)

민지 0 304
민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저녁하늘
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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