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

회색도시

이선희 0 410
이선희
주르륵 먹물같은 비가
툭툭툭 창문을 두드려
청담동 붉은
담벽 위로-
봉천동 좁다란 길 위로
붕붕붕 달리는 차 뒤로
뛰 노는 아이 웃음소리
희뿌연 하늘에 가려져-
모습이 보이지 않네
흐르다 멈출까
벌써 지친 이들의
무거운 한숨소리
힘에 겨운 기침소리
주르륵 먹물같은 비가
툭툭툭 창문을 두드려
청담동 붉은
담벽 위로-
봉천동 좁다란 길 위로
회색의 아스팔트 위를
휘돌아 가는 바람따라
언젠가 버려놓은 비닐이
노랑빛 꽃처럼 피었어
흐르다 멈출까
벌써 지친 이들의
무거운 한숨소리
힘에 겨운 기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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