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겨울

나비의겨울

박효신 0 295
박효신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온힘을 다해 막을 텐데
어쩌면 우리
오늘이 마지막인데
잠시 후면
볼 수 없을 텐데
조금만 천천히
일어나 주겠니
마지막 그 담배를
다 피울 때까지만
부탁이야
조금만 더
너를 볼 수 있게
며칠 전 우연히 보았던
짙은 화장의
취한 니 모습
숨기고 싶은 또 다른
삶이 있다면
언제까지
모른 척 할 텐데
한번만 되돌려
줄 수는 없겠니
어떻게 이대로
사랑이 끝나니
행복했던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허락해줘
너도 기억하니
숨이 멎을 듯
사랑했던 꿈보다도
더 아름다운
부서질 것 같던
눈부신 순간들
기어코 날 두고
떠나야 한다면
추억이 눈물이
되어야 한다면
부탁이야 조금만 더
너를 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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