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정

그리운정

안정희 0 423
안정희
바닷길로 한나절
육로길로 한나절
날아가듯 떠나더니
바람처럼 가더니
돌아올 줄 모르네
무심한 동백나무
가지마다에
어느새 꽃망울이
남의 속을 엿보기나
했던것처럼
이다지도 붉게
이다지도 섧게
이다지도 애처롭게
나를 닮아 서럽게 피네
다짐하고 또하고
맹세하고 또하고
아쉬운듯 떠나더니
구름처럼 가더니
소식마저 끊겼네
불타는 유자나무
가지마다에
어느새 영글었나
남의 속을
짐작이나 하는 것처럼
가지마다 가득
나무마다 가득
내 맘에도 하나 가득
영글었네 그리운 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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