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녹듯

눈녹듯

패닉 0 469
패닉
그 밤 눈이 펑펑 왔지
빛의 조각들처럼
골목 가로등 아래
반짝이는 눈 속에
나는 두 손 모아 빌었지
그리 아름답던 그 눈이
모두 녹을 줄이야
구두 위에 어지럽게
묻어 있는 얼룩이
하나남은 흔적일 줄야
난 밤이 새도록
너의 집 앞에
사랑한다고 돌아오라고
글씨를 썼지만~
해는 높이 떠오르고
나의 맘은 녹아 내리고
가는 자전거 바퀴에
흩어졌던 걸 오~
그리 아름답던 그 눈이
모두 녹아버린 날
우리 함께 한 일도
마치 없던 것처럼
작은 물방울 되어 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었지
그저 수줍은 내
고백은 눈물로
누군가의 발에
밟혀 흙탕물로 그리고
어제와 똑같이
뒤 덮혔지 사람들로
저 많은 사람들 중에
내 맘과 같은 사람
아마 있겠지
그 사람 역시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 흔적 찾아
방황하고 있겠지
난 밤이 새도록
너의 집 앞에
널 사랑한다고
내게 다시 돌아오라고
내 맘 가득 담아
흔적을 남겼지만
해는 높이 떠오르고
나의 맘은 녹아 내리고
가는 자전거 바퀴에
흩어졌던 걸 ~ 오~
그리 아름답던 그 눈이
모두 녹아버린 날
우리 함께 한 일도
마치 없던 것처럼
작은 물방울 되어 음~
내겐 마지막
몸부림과 같았던
어느 눈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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