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자

한여자

백지영 0 251
백지영
참 오랜 만야
좀 멋쩍은 듯
말 붙혀 오는 널
내 옆에 그 사람
궁금한 듯 쳐다 봐
잘 지냈냐는 니 인사를
어색하게 받는 날
니 옆에 선 그녀가
불안한 듯 또 바라 봐
아는 여자야
이 순간부터 난
아는 남자야 내 곁에
숱한 사람처럼 넌
한 때 니 여자였다고
너무 사랑했었다고
난 말을 못 해
넌 말 못 해
이렇게 우리만 숨기면
세상 그 누구도 몰라
이젠 우리 둘과
하늘만 알아
가슴을 가리면
추억도 안 보이니까
넌 믿어질까 난 아직도
널 떠올려보곤 해
누군갈 만나면
잊혀질 줄 알았어
참 아팠는데 이별이
다 나쁜 건 아닌가 봐
시간이란 그 체에
미움만 걸러졌잖아
다시 널 보니
돌아가고 싶어
내 곁에 그와 니 곁에
그녀만 또 없다면
한 땐 니 여자였다고
너무 사랑했었다고
난 말을 못 해
넌 말 못 해
이렇게 우리만 숨기면
세상 그 누구도 몰라
이젠 우리 둘과
하늘만 알아
가슴을 가리면
추억도 안 보이니까
날 돌아보는 너 널
돌아보는 나의 가슴엔
서로 같은 눈물이
그래 넌 내 남자였어
한 순간이였겠지만
난 말을 못 해
넌 말 못 해
그래도 날 잊지 말아 줘
세월이 더 흘러가도
늙지 않을
너의 기억 속에서
행복한 한 여자
나처럼 너도 영원히
행복한 한 남자 돼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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