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동원

향수(이동원

박인수) 0 208
이동원 박인수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같은
검은귀밑 머리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줍던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 도란 거리는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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