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밖에

그럴수밖에

김동률 0 245
김동률

그날의 나는 잠이 덜 깨서
평소에 타던
버슬 놓쳤고
터벅터벅 길을 걷다가
왜 배는 고프고
에라 난 몰라 오늘은 그냥
일이고 뭐고 모두 귀찮다
그날따라 맘이 허해서
지나가는 사람들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왜 그때 거기 서 있었는지
하필 나를 돌아봤는지
모처럼 너는 외출을 했고
친구가 급히 자릴 떠났고
그날따라 날이 좋아서
생각 없이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봤을 뿐이지만
그도 그럴 수밖에
사랑이라는 건
그럴듯한 시작이 있지
우린 모를 수밖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우리 이야기이니까
그렇게 눈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지
순간 내가 미쳤었는지
밥이라도 함께 먹자고
불쑥 말해버리고 만것에
너도 놀랄 수밖에
그러자 했으니
심지어 넌 배불렀는데
나도 놀랄 수밖에
평소에 내가 아닌 듯
거침없는
친구들이 절대로
믿지 못할 내 모습
그도 그럴 수밖에
사랑이라는 건
그 모든 게 다 예외니까
그래 그럴 수밖에
첨부터 우린 그렇게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니까
슈비루 비슈 비루 바바
슈비루 비슈 비루 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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