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그림자(3절)

고향의그림자(3절)

남인수 0 258
남인수
찾아갈 곳은 못되드라
내고향 버리고 떠난
고향이길래
수박등 흐려진
선창가 전봇대에
기대서서 울적에
똑딱선 푸로펠라
소리가 이밤도
처량하게 들린다
물위에 복사꽃
그림자 같이
내고향 꿈이 어린다
찾아갈 곳은 못되드라
내고향 첫사랑
버린 고향이기에
초승달 외로히
떠있는 영도다리
난간 안고 울적에
술취한 마도로스
담배불 연기가
내가슴에 날린다
연분홍 꽃구름
비단실 같이
내고향 꿈이 어린다
찾아갈 곳은 못되드라
내고향 마지막
울던 고향이기에
이슬비 내리는
낯설은 지붕밑을
헤메돌며 울적에
저멀리 날아가는
갈매기 불러도
대답없이 가느냐
새파란 별빛이
떠도는 물에
내고향 꿈만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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