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방네노을

장서방네노을

정태춘 0 351
정태춘
당신의 고단한 삶에
바람조차 설러운 날
먼 산에는 단풍 지고
바닷물도 차더이다
서편 가득 타오르는
노을 빛에 겨운
님의 가슴 내가 안고
육자배기나 할까요
비바람에 거친 세월도
님의 품에 묻고
여러 십년을 한결같이
눌 바라고 기다리오
기다리다 맺힌 한은
무엇으로 풀으이요
저문 언덕에 해도
지면 밤 벌레나 될까요
어찌하리 어찌하리
버림받은 그 긴 세월
동구 아래 저녁 마을엔
연기만 피어나는데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해지는 고향으로
돌아올 줄 모르네
솔밭길로 야산 넘어
갯바람은 불고
님의 얼굴 노을 빛에
취한 듯이 붉은데
곱은 허리 곧추세우고
뒷짐지고 서면
바람에 부푼 황포돛대
오늘 다시 보오리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되돌리기 비나이다
가슴 치며 통곡해도
속절없는 그 세월을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기다리는 님에게로
돌아올 줄 모르네
당신의 고단한 삶에
노을 빛이 들고
꼬부라진 동구길에
풀벌레만 우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 속에 깃드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 속에 깃드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 속에 깃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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