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무사히

오늘도무사히

장기하와얼굴들 0 407
장기하와 얼굴들
넘어질 듯 서 있는
그 사람의
마음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새까만 두 눈을
전혀 떼지 않고
마음을 다해
듣는 척을 했어
기댈 듯 다가오는
그 사람의
입술은
붉은 한숨을 토해 냈어
슬몃 불어오는 바람을
잠시 쐬고
발걸음을 돌려서
성큼성큼 걷네
(쓸쓸한 너의 두 눈에)
붉어진 두 뺨에
내 손길이 닿게
다시 뒤돌아 가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너에게 나는 좋은 사람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아직도 나는 좋은 사람
넘어질 듯 서 있는
그 사람의 마음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새까만 두 눈을
전혀 떼지 않고
한 번 더 찬찬히
그를 쳐다보네
넘어질 듯 서 있는
그 사람의 마음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새까만 두 눈을
전혀 떼지 않고
마음을 다해
듣는 척을 했어
점점 더 두근거리는
내 심장은 살며시
나의 등을 떠밀었어
은근히 듣는
빗방울을 맞으며
발걸음을 돌려서
성큼성큼 걷네
(쓸쓸한 너의 두 눈에)
가녀린 목덜미에
내 입술이 닿게
다시 뒤돌아 가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너에게 나는 좋은 사람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아직도 나는 좋은 사람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너에게 나는 좋은 사람
오늘도 무사히 넘어간다
아직도 나는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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