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별의꿈

종이별의꿈

이해리 0 232
종이별의꿈
이해리

따뜻하고 투명한
유리병 속에
날 담곤 별이라
불러주던 엄마
세상 어떤 별보다
눈부시다며
참 흐뭇하게
날 바라보던 엄마
언젠가 밤하늘에
저 별들처럼
나도 밝게 빛나는
날이 오냐며
묻는 어린 내게
미안한 듯 고개
끄덕이던 엄마
나는 잊지 못해
병 속에 담긴
작은 종이별이지만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괜찮아 언젠간
저 하늘에 내가 빛날
자리도 있을지 몰라
음 그러니까 엄마
자꾸 미안해하지 마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이렇게 예쁘게
날 접어줬음 된 거야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따뜻한
두 손으로 접은
별 이길
너무 가고 싶었던
저 별자리에
난 갈 수 없음을
깨달았던 날 밤
그저 난
작은 종이별이라는 걸
너무 인정하기가
싫었던 나는
하늘인 척 마요
원망하는 내게
끄덕이던 엄마
나는 잊지 못해
병 속에 담긴 작은
종이별이지만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괜찮아 언젠간
저 하늘에 내가
빛날 자리도
있을지 몰라 그래
언젠가는 엄마도
깊은 잠에 들면서
힘없이 툭
이 유리병을 놓치겠지
흩어진 난
바람 따라 헤매면서
험한 세상
살아가야 하겠지
그래도 엄마 자꾸
미안해하지 마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이렇게 예쁘게 날
접어줬음 된 거야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따뜻한
두 손으로 접은
별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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