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사랑한소년의이야기

별을사랑한소년의이야기

이동원 0 230
이동원
나의 하늘을
날으던 작은새
어둠 깊은 늪을 지나
빛 한조각 물어다가
무섭도록 외로운
나의 밤을 밝히더니
높다란 굴뚝 위로
붉은달 얹히던 날
야윈 꿈을 앓으며
서쪽 먼 나라로
떠나갔네
바람아 바람아
이름 없는 바람아
슬프도록 고운 노래
누구에게 들려주나
땅위에 불 다 모으면
이 추위가 가셔질까
떨리는 이 가슴을
바람아 품어주렴
그리움의 바닥에
고이는 이 노래는
너 줄테니
네 죽어 뜨는 별이
하늘 위에 있으면
내 죽어 피는 꽃은
하늘 향해 있겠네
이제는 버려도
좋을 내 얼굴
억새풀 널리운
허연 갈밭길에
잃었던 종소리가
뎅그렁 뎅그렁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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