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

목로주점

이연실 0 910
이연실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 하려 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 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월말이면 월급 타서
로프를 사고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에 가자
가장 멋진 내친구야
빠뜨리지마
한 다스의 연필과
노트 한 권도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그네를 탄다
아아 아아 아아
그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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