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철부지

존박 0 255
존박
굳게 닫힌 문 앞에
한참 서 있다가
발걸음을 돌리고
걸어갑니다
입술을 깨물며
몇 번이고
다짐하지만
흐르는 눈물까진
잡지 못합니다
그댈 사랑하려 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나는 내 주제를
모르는 바보랍니다
이리 높은 벽에 둘러
싸인 그대에 비해
난 아무것도 못
가진 철부집니다
사랑이란 그 말이
너무 달콤해서
영원히 빛나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꿈처럼
설레던 날이 지나니
앙상하게 내 모습만
남았습니다
그댈 사랑하려 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나는 내 주제를
모르는 바보랍니다
이리 높은 벽에
둘러싸인 그대에
비해 난 아무것도
못 가진 철부집니다
올라도 올라도
흘러내리는
모래언덕 안에서
무릎까지 빠져
허우적대던
내 모습은 어땠습니까
그댈 사랑하려 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나는 내 주제를
모르는 바보랍니다
이리 높은 벽에 둘러
싸인 그대에 비해
난 아무것도 못
가진 철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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