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트(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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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0 244
김경호
무심코 그냥
지나는 말로
저거 맘에 든다고
한마디하면
나 몰래 눈여겨보았다가
며칠 뒤에
말없이 내밀던 그대
그해 내 생일
이렇게도 소중한 사람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어머니께 선물한 그대
다시 그런 사람을
만날 수가 있을까
영원히 내 삶에
사랑이란
그 누구의 힘으로
이렇게도 잔인하게
정해지는지
우리를 자꾸
갈라 놓려고만 해
니 사람이 아니니
욕심 버리라고
내일이면 난 그의 품에
그대를 안겨
드려야만 해
내가 준비한 제일 귀한
결혼 선물로
하얀 드레스 안에
곱게 포장도 해서
그 사람에게로
사랑이란
그 누구의 힘으로
이렇게도 슬프게만
흘러가는지
원한건 그대하나
밖엔 없는데
그것마저 왜 안 되는지
저 하늘이 보시기에
나보단 그가
그래도 더 날것 같아서
그랬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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