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에게묻기를

소월에게묻기를

정훈희 0 192
정훈희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음-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어쩌라는 말인가요
떨리는 이 두 손을
살짝 놓아주는 일
그것밖엔 내게
남아있지 않다니
알 수 없네
난 알 수 없네
이제 왜
살아가야 하는지
산산히 부서진
세월들이
어디로 나를
데려 가는지
가르쳐주오 왜 당신은
저 꽃잎을
밟으려 하는지
나보기가 역겨워 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죽어도 죽어도 죽어도
할 수 없네
난 할 수 없네
허튼 눈물을
감출 수 없네
대답해 주오 시인이여
정녕 이것이
마지막인지
가르쳐 주오 왜 당신은
나의 손을
놓으려 하는지
가엾은 사람
바보처럼
결코 나를
잊지 못할 사람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