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뜨러가는길

약수뜨러가는길

안치환 0 417
안치환
병들어 누우신
우리엄마 드리러
약수뜨러
가는 이길은
왜 이리도 추우냐
봄은 아직 멀었고
새벽바람은 찬데
오리길 안개를 걸어
약수뜨러 간단다
새벽마다 이슬을 모아
약수떠다 드려도
우리엄마
아프신 엄마
병은 점점 더하고
봄이 와야
나물 뜯어다
죽을 끓여 드리지
기슭밭에 보리패어야
약을 사다 드리지
읍내에 병원은
재넘어 삼십리
멀기도 멀지만
돈이없어 못간다
순이네 달구지에
엄마 모시고가면
고개길 삼십리야
반나절이면 되지
종일토록 나물뜯어다
한푼두푼 모아도
우리엄마 병원갈돈은
어림도 없구나
봄이와야 나물뜯어다
죽을 끓여드리지
기슭밭에 보리패어야
약을 사다 드리지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