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끈(적도의남자)

운명의끈(적도의남자)

임재범 0 258
임재범
거리위의 사람들
서로 아무 관심 없는 듯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지만
한 사람 또 한 사람
운명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단단히 묶여져
있는지도 몰라
우리 이제 그만
그 끈을 놓자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잖아
우리 이제 그만
그 끈을 놓자
우리 사랑이
모두 죽기 전에
이별하는 사람들
아픈 상처들은 지운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사람 또 그 사람
운명이라는
풀리지 않는 끈으로
서로를 붙잡고
싶은지도 몰라
우리 이제 그만
그 끈을 놓자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잖아
우리 이제 그만
그 끈을 놓자
우리 사랑이
모두 죽기 전에
사랑한다 너 밖에 없다
외쳤던 말들이
어느새 지독한
독이 되어
내 마음을 누르고 있어
운명이라는
그 끈 앞에
내 모든 무릎을 꿇고
빌어 빌어
날 놓아달라고 말야---
우리 이제 그만
그 끈을 놓자
우리 사랑이
모두 죽기 전에
이러다 우리 둘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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