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치과에서

윤종신 0 254
윤종신
선생님의 하늘색
마스크 한심해하네
그동안 이 아픈 걸
어떻게 참아왔냐고
제가 너무 미련하죠
하고 말하려 해도
이미 마취제로
굳어버린 혀
구멍 뚫린 하늘색
헝겊이 나를 덮는다
그 하늘 위로 그려지는
아직 선명한 얼굴
이 와중에 떠오르는
너는 도대체 뭐니
그라인더 윙하고
나를 향하네
진작 찾아와야 했어
진작 잊어버려야
했는데 두려워서
가끔 한 번씩
몸서리치는 그 순간
의자에 나
혼잔게 두려워
깊숙이도 파고
들어가는 그라인더야
좀 더 가면 네가
처음 보는 상처가 있어
안 아프게 그것도
좀 갈아 없애주겠니
치통의 몇 배로
나를 괴롭혀-
진작 찾아와야 했어
진작 잊어버려야
했는데 두려워서
가끔 한 번씩
몸서리치는 그 순간
의자에 나
혼잔게 두려워
하늘은 걷히고
마스크는 내게 말하네
오늘밤에 무지 붓고
아플지도 몰라요
괜찮아요 오늘
하루 만에 끝나준다면
힘들었던 그 밤
끝나준다면
마취 안 풀린 채
안녕히 계세요- 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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