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기

사랑일기

시인과촌장 0 245
시인과촌장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 죽지 위에
첫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뚝 위에
광장을 차고 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 위에
바람 속을 달려 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저 지친
어깨 위에
시장어귀의 엄마 품에서
잠든 아가의
마른 이마 위에
공원 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 위에
아무도 없는 땅에 홀로
서있는 친구의
굳센 미소 위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수없이 밟고 지나는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 않는
아름다움에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밤차
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 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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