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얼굴들 0 276
장기하와 얼굴들
너는 쿨쿨자나봐
문을 쿵쿵
두드리고 싶지만
어두컴컴한 밤이라
문자로
콕콕콕콕 콕콕찍어서
보낸다
왠종일 쿵쿵대는
내 맘을
시시콜콜 적어
전송했지만
너는 쿨쿨자다가
아주 짧게 크
한글자만 찍어서
보냈다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큰걸 바라지는않았어
마마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말같은 말해주길
바랬어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빵터진 것보다야
나은가
크크크도 크크도
아닌 한글자에
눈물 콱 쏟아져
버리고 말았네
웃음을 많이
섞으니까는
장난스럽게
보였겠지만
정성스럽게
적었던 거야
나는 마치 콩을
젓가락으로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했어
나는큰결심을 하고서
보낸 문잔데
너는 크한글자로
모든걸 마무리해
버렸어
이제는 퀭하고
시뻘게진
내눈에 비치는건
완전히 확닫힌
대화창뿐이네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큰걸 바라지는않았어
마마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말같은 말해주길
바랬어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빵터진 것보다야
나은가
크크크도 크크도
아닌 한글자에
눈물 콸콸콸콸
콸콸콸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큰걸 바라지는않았어
마마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말같은 말해주길
바랬어
크크크크 크크
크크 크크 크크
빵터진 것보다야
나은가
크크크도 크크도
아닌 한글자에
눈물 콱쏟아져
버리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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