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구두

아버지구두

에스지워너비 0 233
에스지 워너비
당신이 신었던 구두가
아직도 문 앞에 있어요
그렇게도 컸던
아버지의 구두가
내게 작아요
굽이 많이
닳아 있네요
내 추억들도
닳을까요
같은 자리에
늘 놓여 있어도 이젠
어느새 있고 사는 나
지나치는 나
사랑했어요
한번도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어느새 자란
내가 커버린 내가
아주 가끔은
그리워요
크게만 보였던 당신이
얼마나 간 곳이 많은지
얼마나 사진이 많은지
얼마나 많은
영화를 봤는지
우리 함께 걸었던
시간들 그립습니다
사랑했어요
한번도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어느새 자란
내가 커버린 내가
아주 가끔은 그리워요
크게만 보였던 당신이
문득 집앞을
나서다 보게 돼
당신의 흔적을
마주하다
가만히 선 채로
추억만 하다
그 순간만큼은
그리워하다
잊어가네요
떠올리며
그리워만 하다가
어느새 잊은
내가 무심한 내가
이젠 너무나
싫어져요
당신을 사랑한 아들이
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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