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그대

바람그대

성시경 0 313
성시경
바람이 불어서
눈을 감았더니
내게로 달려오네
가을이
젖은 머리로
넌 어디를 다니나
코끝엔 익숙한
그대 머리향기
그대의 손 따뜻했던
그 온도와
그대의 얼굴 얼굴
단숨에 또 나를
헝클어버리네
가을이
내 맘은 그대 곁에 가
누웠네 살며시
더듬네 기억을
그건 봄이었나
그건 꿈이었나
우리 만난 웃었던
속삭였던
눈부셨던 그날 그날
언제나 내 손을 찾던
너 지금은 어디에
먼 곳에 단숨에 날
헝클어버렸네
바람이 가을이
뚜루루루루
아아아
그대가 그리워 다시
가을인 걸 알았네
울지는 않지만
간신히 담담한
나를 이렇게
또 헝클어
계절은 흐르네
다시 또 오겠지만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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