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신기루

장나라 0 323
장나라
어디쯤 어디쯤이 끝인지
드넓은 이 길 위에
우두커니
갈 곳 잃고 서있어
내 몸에 한 가득
스며 있는
너의 향기 안고서
미련만이
내 발자욱 따라와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너를 잃은 길 위에서
눈물을 토해내도
너를 놓칠까
두 손을 쥐면 쥘수록
손가락 새로 흐르는
추억만이 길 위에
하염없이 쏟아져
무뎌진 발이
이끄는데로
그저 나를 옮겨봐
마른 목으로
니 이름 부르며
언젠가 길이
끝나는 곳에
니가 잊진 않을까
헛된 망상에
이끌려 내달려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너를 잃은 길 위에서
눈물을 토해내도
너를 놓칠까
두 손을 쥐면 쥘수록
손가락 새로 흐르는
추억만이 길 위에
하염없이 내려
너란 환상 쫓아
여기에 알 수 없는
이 곳에
사치스런 추억만이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데
눈부신 기억이
나를 안고서
이런 나 무뎌진
입술로 되뇌어 너를
더디디 더딘 이별이
나를 삼킬까봐
널 놓쳐 길 잃은
내 사랑 마주칠까봐
두 눈을 감아 날 속여
발걸음을 내딛어
널 잃은 길 위에서
널 잃은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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