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자(기억이들린다)

기억상자(기억이들린다)

성시경 0 306
성시경
오늘도 나는
기억을 담아
나 첫 눈에 너를
알아보던 날부터
곁에 없어도
네 생각으로
웃고 있는 이 순간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두 눈이 마주치던
그 순간
내 맘 알아챈 듯
수줍던 너와
누가 받을까
조심스럽게 걸곤 했던
너의 집 전화
놀라서 끊던 내 모습
나지막한 목소리로
밤새 속삭이며
지친 하루를
너에게 기대던 날들
모든 기억을 담아
내가 없이도
날 기억해 줄
그날을 위해
너만 담은
나의 기억상자엔
슬픈 오늘을
또 채워만 가
포근히 나를 안던
너의 손
우리 둘이 만든
많은 내일들
생각 안해도
내 손이 먼저
기억하는 너의 집 번호
더 가까워지던 기분
나지막한 목소리로
밤새 속삭이며
지친 하루를
너에게 기대던 날들
모든 기억을 담아
내가 없이도
날 기억해 줄
그날을 위해
너만 담은
나의 기억 상자엔
슬픈 오늘을
또 채워만 가
언제라도 부르면
한 걸음에 달려가
날 모두 빌려줄텐데
매일 같은 곳만 향하는
이런 나를 안다면
조금만 너의 맘
내게 보여줘 사랑해
이 말 하나만 담아
다른 말들은
다 필요 없어
한마디면 돼
오늘도 내 맘 속
기억 상자엔
슬픈 세 글자만
쌓여만 가
슬픈 한숨들만
늘어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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