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새벽길

정태춘 0 231
정태춘
주룩주룩
내리는 봄 비에
이 겨울 추위도 풀리고
끝도 없이
내리는 밤비에
요내 심사도 풀리려나
에헤야 떠나를가네
밤마다 꿈마다 가던 길
에헤야 돌아를가네
빗길로 한사코 간다네
그렁 저렁
살아서 한 평생
한도 탈도 많다만
풍진속세 그대만 믿고서
나 다시 돌아를 가려네
에헤야 떠나를가네
밤마다 꿈마다 가던 길
에헤야 돌아를가네
빗길로 한사코 간다네
어서 어서
돌아만 오소서
내 들은 일이야 없건만
새벽 꿈자리
심난한 까닭은
그대 장난이 아닌가
에헤야 떠나를가네
밤마다 꿈마다 가던 길
에헤야 돌아를가네
빗길로 한사코 간다네
질척질척
비 젖은 황토길
마음은 혹심에 급한데
헐떡헐떡
어두운 새벽 길
걸음은 왜이리 더딘고
에헤야 떠나를가네
밤마다 꿈마다 가던 길
에헤야 돌아를가네
빗길로 한사코 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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