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소낙비

이연실 0 346
이연실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낀 산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걸어다녔다오
어두운 숲가운데
서 있었다오
시퍼런 바다위를
떠다녔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보았니
내 아들아
무엇을 보았니
내 딸들아
나는 늑대의 귀여운
새끼들을 보았소
하얀 사다리가
물에 뜬걸 보았오
보석으로 뒤덥인
행길을 보았소
빗물래를 잡고있는
요술쟁일 보았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들었니
내 아들아
무엇을 들었니
내 딸들아
나는 비오는 날밤에
천둥 소릴들었소
세상을 삼킬듯한
파도 소릴들었소
성모앞에 속죄하는
기도소릴 들었소
물에빠진 시인의
노래도 들었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누구를 만났니
내 아들아
누구를 만났니 내딸들아
나는 검은개와
걷고 있는
흰사람을 만났소
파란 문으로 나오는
한여자를 만났소
사랑에 상처입은
한 남자를 만났소
남편밖에 모르는
아내도 만났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로 가느냐
내아들아
어디로 가느냐
내 딸들아
나는 비내리는
개울가로 돌아갈래요
뜨거운 사막위를
걸어서 갈래요
빈손을 쥔
사람들을 찾아서
갈래요 내게
무지개를 따다준
소년따라 갈래요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딸들아
나는 안개낀 산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걸어다녔다오
어두운 숲가운데
서있었다오
시퍼런 바다위를
떠다녔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끝없이 비가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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