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무

노을 0 337
노을
떠날 수가 없어요
이 자리에 서서
뿌리 내린
굵은 나무처럼
그대 떠난 곳에서
한 걸음만 움직여 봐도
발이 아파와요
계절이 아무리
나를 지나도
내 가지조차
꺽지 못하죠
언젠가
그대 돌아오는 언젠가
다시 나를 찾는 언젠가
반드시 올 그날
날 찾을 수 있게
내 두 팔을 더 벌리고
대지를 굳게 딛고
그댈 향해
난 자랄거에요
눈물이 날 때마다
내 안으로
가득 삼켜봐요
내게 물을 주듯
우리 추억도 내겐
한 여름의 햇살과 같죠
날 자라나게 하죠
그대 뒤를 따라
걷진 못해도
그대 쉴 그늘을
준비하죠 언젠가
그대 돌아오는 언젠가
다시 나를 찾는 언젠가
반드시 올 그날
날 찾을 수 있게
내 두 팔을 더 벌리고
대지를 굳게 딛고
그댈 향해
난 자랄거에요
목을 죄는 타는 여름도
살을 에는 겨울 바람도
난 견딜거에요
이 자리에 서서
아 하 믿어요
그대 돌아오길 믿어요
내게 다시 올 걸 믿어요
누구도 이 믿음
빼앗을 순 없죠
핏줄이 마르기 전엔
심장이 뛰는 한은
믿을게요
돌아오기를 기다려요
이 자리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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