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터벅터벅 느릿느릿
황소를 타고 왔다네
푸른 초원을 찾아
여기까지 왔다네
아- 아----
아- 아----
초원에 풀이 없어
소들이 비쩍 마를 때쯤
선지자가 나타나서
지팡이를 들어
풀이 가득 덮힌 기름진
땅이 나온다길래
죽을똥 살똥 왔는데
여긴 아무 것도 없잖어
푸석한 모래
밖에는 없잖어
풀은 한포기도 없잖어
이건 뭐 완전히
속았잖어
되돌아 갈 수도
없잔어 답답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광채가 나는 눈을 가진
선지자의 입술 사이로
그 어떤 노래보다도
아름다운 음성이
머리를 조아린 다음
거친 가시밭길을 지나
꼬박 석달을 왔지마는
아무것도 없잖어
푸석한 모래
밖에는 없잖어
풀은 한 포기도 없잖어
이건 뭐 완전히
속았잖어
소들은 굶어
죽게 생겼잖어
딱딱한 자갈
밖에는 없잖어
먹을 거는
한개도 없잖어
이건 뭐 뭐가 없잖어
되돌아 갈수도
없잖어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