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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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0 313
정태춘
담 너머 뒷집의
젊은 총각
구성진 노래를
잘도 하더니
겨울이 다 가고
봄바람 부니
새벽밥 해 먹고
머슴 가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머슴 가더라
산 너머 구수한
박수무당
굿거리 푸념을
잘도 하더니
제 몸에 병이나
굿도 못하고
신장대만 붙들고
앓고 있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앓고 있더라
길 건너 첫집의
젊은 과부
수절을 한다고
아깝다더니
정 들은 이웃에
인사도 없이
그 춥던 간밤에
떠났다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떠났다더라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다 하기
동네 긴 골목을
뛰어 가보니
동구 밖 너머론
바람만 불고
초저녁 단잠의
꿈이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꿈이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꿈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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