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살던고향

나살던고향

정태춘 0 484
정태춘
육만엥이란다
후꾸오까에서 비행기타고
전세버스 부산거쳐
순천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 나루 음
아이스 박스 들고
허리차는 고무장화 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 사일
풀코스에 육만엥이란다
아아아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아침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립빠나 모노-데스네
립빠나 모노데스네
깨스불에 은어 소금구이
혓바닥 사리살살
굴리면서
신칸센 왕복 기차값이면
조선-관광
다 끝난단다-
음음음 음
음음음음음
육-만엥이-란-다
아아아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아침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립빠나 모노-데스네
립빠나 모노데스네
낚싯대 접고
고무장화 벗고
순천의 특급호텔
사우나에 몸 풀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써비스 한번 볼만-한데
음음음음
음음음음음
환갑내기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 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그 맑은 몸값이
육만엥이-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나니나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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