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장마

정태춘 0 458
정태춘
손모아 기다리는 비
몹시-내리고
강마을에 아이들
집에들어앉으면
빗물에 강변은
큰물에 잠기고
말뚝에 매인 놀이
배만 심난해지는데
강건너 사공은
낮꿈에 취하여
사납게 흐르는
물 소리도
못 듣는구나
푸르르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어수선한 바람이
술-렁거리면
산길에 들길에
빗줄-기 몰고
반갑잖은 손님 오-듯
장마가 온다
아- 머슴 녀석은
소팔러가서
장마 핑게에
대포 한잔 더하겠구나
아침결엔 덥더-니
저녁되니 비온다
여름날씨 변덕을
누-군들 모르랴
목탁에 회심곡에
시주왔던 스님은
어느 인가 없는 곳에서
이 비를 만나나
저- 암자 동자승은
소처럼 뛰는데
늘어진 바랑
주머니가 왠수로구나
저- 암자 동자승은
소처럼 뛰는데
늘어진 바랑
주머니가 왠수로구나
왠수로구나
왠수로구나
왠수로구나
왠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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